비자 발급 날: 종이 한 장과 6개월의 카운트다운 (7부작 중 5부)

stormstorm·
#d-8-4s#korea-immigration#startup-visa#founder-story

7부작 시리즈의 5부입니다. 4부의 피칭을 통과하고 추천서를 손에 넣었습니다. 이제 이것을 진짜 비자로 바꿀 차례입니다.

종이 한 장

당시 동대문 근처에 살아서 관할은 세종출입국사무소였습니다. 가져간 것은 여권과 추천서, 둘뿐입니다. 이게 이 비자의 신청 서류 전부입니다. 다른 비자를 준비하느라 서류 뭉치를 만드는 친구들을 몇 년씩 봐 온 입장에서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.

담당자분은 두 가지를 받아 들고 기다리라고 한 뒤 사라졌습니다.

가장 길었던 30분

30분 정도, 담당자분이 제 서류를 들고 왔다 갔다 하며 동료들과 조용히 상의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. 너무 멀어서 들리지 않았습니다. 제 한국어 실력으로 띄엄띄엄 단어 몇 개는 주웠지만, 상황을 짜 맞추기에는 부족했습니다.

그래서 머릿속이 알아서 소설을 썼습니다. 거절당하는 거다. 내가 모르는 서류가 있는 거다. 한국어로 소명하다가 밀리는 거다. 지금 생각하면 답은 뻔합니다. 이 비자를 처리해 본 적이 거의 없으니, 종이 한 장짜리 신청이 정말 합법인지 확인하고 있었던 겁니다. 하지만 그 순간에는 그냥 공포였습니다.

이윽고 돌아와서 하신 말은 이랬습니다. 이 서류 작성하시고, 수수료 내시면, 등록증은 한 달 정도 뒤에 우편으로 갑니다. 그게 전부였습니다.

6개월의 카운트다운

중요한 조건이 하나 붙었습니다. 아직 법인을 설립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1년이 아니라 6개월이 나왔고, 그 안에 법인을 세우지 않으면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조건이었습니다.

아무도 이렇게 표현하지 않으니 제가 하겠습니다. D-8-4(S)는 한국에서 창업할 자격을 주는 비자가 아닙니다. 창업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타이머를 켜는 비자입니다. 저는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. 추천서가 문을 열어 줬다면, 법인 설립으로 그 추천서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니까요.

초대받은 사람

그날 집으로 걸어가며 계속 곱씹었습니다. 어학원 비자로 한국에 와서, 몇 달의 피칭, 한 번의 탈락, 한 번의 피벗, 그리고 다시 한 번의 발표. 이제 사실상 창업자라는 이름이 적힌 등록증이 우편으로 오고 있었습니다.

그날 저녁의 감정을 최대한 정확하게 남기면 이렇습니다. 저는 더 이상 누군가인 척하는 이방인이 아니었습니다. 그 누군가가 되라고 초대받은 사람이었습니다.

그리고 타이머가 돌기 시작했습니다. 이후 4개월은 법인 설립, 여섯 번을 방문해야 했던 법인 계좌 개설, 결제 연동, 특허 출원, 첫 고객 유치, 그리고 돈코드(DontCode)가 된 MVP 개발의 연속이었습니다. 존재하지 않는 서류를 요구한 은행 지점장 이야기를 포함한 그 질주는 6부에서 이어집니다.


이 시리즈는 법률 자문이 아닌 개인 경험담입니다. 제도와 요건은 계속 바뀌니 신청 전에 공식 정보를 꼭 확인하세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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